시사 상식

오늘의 고사성어 - 가도멸괵(假途滅虢)

insight_knowledge 2020. 3. 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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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멸괵(假途滅虢)

거짓 

 

멸할 

범 발톱 자국, 나라 이름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한다. 군사계획의 의도를 숨기기 위한 구체적 수단으로 쓰이는 계책. 36계의 하나다.

참고로 '괵'이라는 한자는 의외로 꽤 많아서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있는 단어로 되나 말처럼 곡식 세는 그릇의 단위를 말하기도 하고, 전통 머리장식이나 수급 숫자를 세는 단위로도 쓰는데, 일상에서 언급할 일이 없다 보니 언어생활에서 실제로 쓸 일이 있다면 열에 아홉은 이 괵나라 망한 고사를 이야기할 때 쓰게 된다. 

 

 

유래:

진(晉) 헌공이 서괵(西虢)을 치기 위해 준비하면서, 우(虞)나라에 길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우는 서괵과 진 사이에 있는 나라로, 괵을 치려면 우를 거쳐 가야 했기 때문이다. 맨입으로나 무력시위를 하면서 요청한 것은 아니고, 좋은 말과 보옥을 준비해 바치며 부탁했기에 이것이 탐난 우나라 왕은 진의 요청을 승낙하려 했다.

이에 신하인 궁지기(宮之奇)가 나서서 말하기를, "괵은 우리의 담장과 같습니다. 괵이 망하면 우리도 함께 망할 것입니다. 남을 치는 군대를 돕는 것은 좋지 못한 일입니다. 덧방나무와 바퀴는 서로 의지하며(輔車相衣),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脣亡齒寒)이니, 우리와 괵이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왕이 끝내 진상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진의 요청을 승낙하자 궁지기는 가족을 데리고 다른 데로 가면서 '우나라는 올해 중으로 망할 것이다.'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대로 진은 괵을 멸망시켰고(假途滅虢), 군사를 돌려 진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도 쳐서 멸망시켰으며 선물로 주었던 보물이나 명마가 온전히 진의 손으로 돌아온 것은 당연한 이야기.

당시 진나라군을 이끌던 장군 이극은 괵을 멸망시키고 돌아오자마자 괵만 멸망시키면 알아서 우나라를 지나가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우나라에 군대를 그대로 머물게 했다. 비로소 당황한 우나라에서 항의하자 사령관이 병이 있어서 그러는 거라고 무시했지만 우나라로선 맞설 힘도 없었다. 결국, 며칠 안 가 진군은 대대적으로 우를 공격하여 멸망시키고 우왕을 포로로 잡았다.

이에 여러 이야기도 남았는데 신하인 궁지기는 왕이 겨우 진상품에 넘어가자 절망하여 이 나라가 망할 것을 알고 식솔들을 데리고 다른 나라로 달아났다. 궁지기 말고도 결사반대하던 다른 신하인 백리해는 우가 멸망한 뒤에 진(秦)에서 벼슬을 받아 진목공을 도와 패업을 달성했고, 이후 진(秦)을 확고한 강국으로 자리 잡게 한 오고대부에 올랐다. 한편 고작 패물에 눈이 멀어 나라를 멸망시킨 우왕은 모든 재산 다 빼앗기고 거의 빈 몸으로 머나먼 진나라 외곽에 유배당한 뒤 생을 마감했으니 자업자득. 아마 생을 마감할 때까지 궁지기와 백리해의 충언을 생각하면서 두고 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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