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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지난해 영업익 4조원대로 '추락'..호황 끝났나

insight_knowledge 2019. 2. 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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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유가급락에 재고평가손실 급증, 다운사이클 진입 우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정유사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거두게 됐다. 국내 정유사 '빅4'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 8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던 이들의 구호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4조6천9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조7천767억원) 대비 39.6%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5년(4조6천86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2천7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2천67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1천753억원, 에쓰오일 역시 2천924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거뒀다. 이들 정유 4사 모두 4분기에 어닝쇼크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정유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조7천9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익 8조원 돌파 기대감을 높혔다. 하지만 4분기부터 유가가 급락, 재고평가 손실액이 발생하며 실적에 경고음이 켜졌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고 파는데 2~3개월이 걸린다. 유가가 떨어지면 비싸게 사서 저렴하게 판매하게 돼 손실을 본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4분기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1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하반기 100달러대의 국제유가가 50달러로 반토막나면서 2조원 가량의 재고평가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더욱이 정제마진 하락도 실적 악화에 부채질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미국 ECC(애탄크레커) 증설에 따른 석유제품 생산량이 증가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정제마진 약세를 불러일으켰다.

국제시장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017년 배럴당 평균 9.2달러에서 지난달 3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이하를 기록할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유업계가 몇년간 누려온 슈퍼사이클이 끝나고 다운사이클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중국과 신흥국 중심의 경기 활성화에 따라 초과수요가 이어졌지만, 이제는 그정도의 호황을 누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괜찮다가 4분기에 유가급락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제마진은 떨어지고 재고평가손실까지 이중고를 겪게 됐다"며 "올해 상반기 유류세 인하 정책이 끝나고 유가 역시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황은 불투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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